대장암 수술 및 항암제 치료 후 사망에 따른 손해배상 요구
사건 개요
신청인의 사망한 부(손○○, 1959년생)는 2002. 8. 1. 피신청인 병원에서 대장암 진단 하에 우측 결장절제술을 받은 후, 2003. 2.까지 항암치료를 받고 정기적으로 외래를 방문하여 복부 CT 및 내시경 검사를 받았으며, 2004. 9. 암 재발이 확인되어 항암치료를 받았으나 2005. 8. 6. 사망함.
당사자 주장
신청인 주장
신청인은 피신청인 병원의 수술 잘못으로 수술부위에 협착이 발생하였고, 협착으로 인해 수술 후 추적 관찰 검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아 대장암이 재발되었을 뿐만 아니라 추적검사 시 정확한 검진을 하지 않아 대장암의 재발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한 과실이 있으며, 대장암 재발 이후 장폐색이 있는 환자에게 투약이 금지되어 있는 이리노테칸 항암제를 230mg으로 과다하게 투여함으로써 증상이 악화되어 위 손○○
이 사망하게 되었는바, 손해배상으로 11억원을 요구함.
피신청인 주장
종괴 절제 후 소장과 대장을 문합(吻合)하는 수술을 시행하였고, 문합 부위는 소장과 대장을 연결하는 부위로서 소장의 직경이 작으므로 문합 부위의 협착소견이 나타날 수 있으며,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는 협착은 수술 직후의 식사 진행이나 배변 시에 문제가 나타나는데, 당시 특별한 이상소견을 보이지 않았으므로 수술은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함.
추적관찰 중 CT 소견에서 문합 부위가 좀 더 두꺼워져 보이는 국소 재발소견이 확인되어 추가적인 대장내시경 및 조직검사를 시행하였으나 종양세포가 나오지 않았으며, 재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추적관찰 및 검사를 시행하려는 상태에서 위 손○○
이 불편함을 호소하여 시행한 2004. 9. 4. CT 소견에서 장관의 폐색 및 우측 요관 주변의 종괴, 복막 전이 등 재발 소견이 확인되어 항암치료를 시행하였음.
이리노테칸은 전이성 혹은 재발성 대장암에 효과가 검증된 항암제로서 위 손○○
에게 적정 용량의 항암 치료를 하였으나 치료 후 암의 진행이 확인되어 더 이상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치료를 중단하였으며, 위 손○○
은 의료과오가 아닌 암의 진행, 전이에 따른 증상악화로 인해 사망한 경우이므로 신청인의 손해배상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함.
위원회 판단
사실관계
o 1차 입원 진료 내용(2002. 7. 30. ~ 2002. 8. 17.)
– 2002. 7. 24.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대장암(T-colon ca)이 진단되어 같은 달 30. 피신청인 병원에 입원함.
– 2002. 8. 1. 횡행결장 근위부 암종에 대한 수술(우측 결장절제술) 후 같은 달 17. 퇴원함.
· 종괴는 횡행결장 시작 부위에 5 x 5cm 크기로 있었고, 조직검사에서 점액성 종양(mucinous Ca)으로 확인되었으며, 다수의 전이된 림프절(55개 림프절 중 5개 전이)이 확인됨.
o 수술 후 외래 추적 진료 내용 및 검사(2002. 9. 2. ~ 2004. 8. 16.)
– 피신청인 병원 혈액종양내과에서 5-fluorouracil(5-fu) + leucovorin(LV) 항암치료를 6회 시행함.
– 2003. 4. 2. 외래 방문하였고 구강섭취 및 배변 상태가 좋으며, 종양표지자 검사인 CEA 2.5ng/ml(정상 0 ~ 7.5ng/ml)로 측정됨.
– 2003. 8. 9. 수술 후 첫 대장내시경 검사상 문합부 협착소견으로 검사기구가 협착된 문합 부위를 통과하지 못함. CEA 3.3ng/ml으로 5개월 후 추적검사를 하기로 함.
– 2004. 1. 7. 복부 CT 촬영상 문합 부위가 두꺼워져 있는 소견, 재발이 의심되어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유함.
– 2004. 1. 29. 대장내시경 검사 결과 문합부 협착 소견, 검사기구가 협착된 문합 부위를 통과하지 못하여 6개월 후 추적검사를 하기로 함.
– 2004. 7. 19. ~ 7. 26.
· 가스가 차고 우측 옆구리 통증을 호소함.
· 복부 CT 검사에서 종양의 재발이 의심되고, 우측 수신증이 있으며 우측 요관의 종괴와 연관되어 전이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임. CEA 7.7ng/ml로 측정됨.
– 2004. 8. 5.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문합부에 장관을 둘러싸는 종괴 및 용종성 종괴가 확인되어 조직검사 한 결과, 만성 대장염으로 확인됨.
– 2004. 8. 16. 외래방문을 하였고 진료기록에 “잘 안 먹는다, 통과 시에 아프다”라는 기록이 있음. 한 달 후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기로 함.
o 2차 입원 진료 내용 (2004. 9. 3. ~ 2004. 9. 7.)
– 갑작스럽게 발생한 우측 복부 통증으로 피신청인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고 장마비가 있어 위관 삽입 후 금식 실시함.
– 2004. 9. 4. 복부 CT 검사에서 문합부가 두꺼워져 있고 새롭게 대장의 폐색이 확인되며, 요관주위의 종괴 크기가 증가되었고 전이 및 복막파종이 의심됨.
o 항암제 치료를 받기 위해 8차례 입원(2004. 9. 7. ~ 2005. 1. 24.)
– 장마비가 호전되어 이리노테칸이 포함된 ILF(irinotecan 150㎎/㎡+ LV + 5-fu) 항암치료 8회를 시행함.
※ 피신청인은 위 `손○○`이 항암 치료 당시 신장 165cm, 체중 51kg에 따라 계산된 체표면적이 1.54㎡였으므로 위 `손○○`에게 투여한 이리노테칸 230㎎(150㎎ × 1.54㎡)은 적정 용량이라고 해명함.
o 이후 치료 과정
– 2005. 4. 12. 복부 통증으로 응급실에 방문하여 직장에스상결장 폐쇄로 진단되어 항문관을 삽입함.
– 2005. 5. 6. 복통으로 입원하여 증상에 대한 치료를 하였으나 2005. 8. 6. 사망(대장암, 복막전이)함.
전문위원 견해
(1) 전문위원 견해 1
o 수술 문합부의 협착 원인
– 장문합 부위의 협착은 수술 후 드물게 발생하는 합병증이나, 0.7 ~ 15%로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음. 정확한 원인이 밝혀져 있지는 않으나 문합부위의 허혈, 누출, 방사선 치료,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 중에 과도한 염증반응 등 여러 가지가 원인이 되어 생길 수 있음. 수술 방법이 잘못 되었다면 수술 후 초기에 문제가 발생하므로 수술 1년 후에 발생한 문합부의 협착은 수술과의 관련성은 없어 보임.
o 내시경이 문합부의 협착 부위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재발 확인을 위한 검사
– 종양표지자 검사 및 복부 CT를 촬영하여 종합적으로 재발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함. 복부 CT 소견에서 재발이 의심되나 확실하지 않을 경우 일반적으로 2 ~ 3개월 후 다시 촬영할 수 있음. 최근에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PET)로 재확인을 하나, 환자가 치료 받았을 2003년에는 PET 검사가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됨.
o 수술 후 추적검사의 적절성
– 2004. 1.까지 피신청인은 종양표지자 검사, 대장내시경, 복부 CT를 통해 적절히 추적 검사를 하였음. 문제는 2004. 1.에 시행한 복부 CT검사에서는 문합 부위에 재발이 의심되었으나, 대장내시경에서는 재발 소견이 보이지 않았고, 종양표지자 수치가 2.4ng/ml로 정상이었음. 당시 복부 CT상 재발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재발로 의심하지 않았던 것으로 사료되어 인정 가능한 조치임. 그러나 복부 CT에서 병변이 의심되나 대장내시경에서 재발소견이 보이지 않는 경우, 대장 내부의 점막 쪽이 아닌 대장 외부에서의 복막 재발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므로, 2 ~ 3개월 후에 종양표지자 검사 및 복부 CT 등을 다시 시행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됨.
– 이 건의 경우, 6개월 후에 추적검사 한 CT에서 재발이 의심되고 문합 부위 협착으로 대장내시경이 통과하지 않았으므로, 2 ~ 3개월 내에 추적검사를 하였다면 재발을 일찍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리라고 생각됨.
– 2004. 7. 19. 복부 CT에서 재발이 의심되는 부위의 크기가 증가하였고, 외래 방문 당시 종양표지자가 7.7ng/ml로 상승되었으며, 대장내시경에서도 문합 부위에 종괴가 관찰되었으나 조직검사에서 암으로 확인되지 않아, 1달 후에 재검사하자고 하였음. 이 경우 조직검사에서 암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조직검사 위치가 적절하지 않았을 가능성 및 암의 재발이 복막 쪽에서부터 시작되어 장관 내 점막에는 암세포가 없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검사 결과를 종합하면 재발로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됨.
o 대장암(점액성 종양)의 5년 생존율 등 전반적인 예후
– 점액성 암은 일반적으로 비점액성 암과 비교해서 주변 장기 침습과 림프절 및 복막전이가 많음. 또한 완전 절제율이 낮고 재발률이 높아 5년 생존율이 약 40% 정도로 낮게 보고되고 있음. 환자의 경우도 수술 당시 진행된 병기(3기)였고, 55개 림프절 중 5개 림프절에 전이가 있어 예후가 불량하며, 수술 후 항암치료에도 불구하고 국소재발 및 복막전이가 발생하여 예후가 좋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됨.
(2) 전문위원 견해 2
o 항암치료(이리노테칸) 적절성
– 이리노테칸은 대장암에 흔히 사용되며 그 효과가 증명된 약제임. 이리노테칸의 부작용으로 심각한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며, 장으로 배설되기 때문에 대장 폐색이 있는 환자에게 부작용이 증가할 수 있음. 동 건의 경우 장이 완전히 폐색된 경우가 아니며, 이리노테칸 사용으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보기도 어려움.
– 이리노테칸 항암제 230mg 투여는 적정 용량으로 사료되고, 항암제 투여 후 대장 폐색이 호전되었으며, 이후 8회의 항암치료를 시행한 것으로 볼 때 이리노테칸은 병변을 감소시켜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됨. 증상의 악화는 이리노테칸의 반응기간이 끝났기 때문으로 생각되며, 모든 항암제는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효과가 없어지게 됨.
o 대장암 재발의 경우 예후
– 재발한 대장암의 예후는 매우 불량하며, 평균 여명은 2년을 넘지 않음.
책임 유무 및 범위
(1) 책임 유무
신청인은 피신청인 병원의 수술 잘못으로 수술부위에 협착이 발생하였고 협착으로 인해 수술 후 추적 관찰 검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아 대장암이 재발되었으며 부적절하고 과다한 항암제를 투여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하나, 전문위원들의 견해에 따르면, 수술 후 1년이 경과한 시점에 발생한 수술 문합부위의 협착은 수술상 과실로 보기는 어려우며, 이리노테칸은 대장암에 흔히 사용되는 항암제로 사용기간 동안 특별한 문제가 없었으므로 항암제 투여나 용량이 부적절하였다거나 증상을 악화시켰다고 보기 어렵다.
피신청인은 추적검사상 문제가 없었고 위 `손○○`은 의료과오가 아닌 암의 진행, 전이에 따른 증상악화로 인해 사망한 경우로서 의료상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나, 진료기록부와 전문위원의 견해를 살펴보면, 2004. 1. 복부 CT에서 문합부의 재발이 의심되었다면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재발 소견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라도 대장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의 재발 가능성을 고려하여 2 ~ 3개월 후에 종양표지자 검사 및 복부 CT 등을 다시 시행하여야 하는데 피신청인이 6개월 후에 추적검사를 하여 검사가 일부 늦어진 것으로 인정되고, 2004. 7. 복부 CT에서 재발이 의심되는 부위의 크기가 증가되고 종양표지자 검사인 CEA가 7.7ng/ml로 상승되어 시행한 조직검사상 암이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조직검사의 위치가 적절하지 않았을 가능성 또는 암의 재발이 복막에서부터 시작되는 경우 장관 내 점막에는 암세포가 없을 수 있는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야 하고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하면 재발을 판단할 수 있었을 것으로 사료되나 피신청인이 1개월 후 재검사를 하기로 한 것은 의사로서의 주의를 다 한 조치로 보기 어렵다.
이와 같이 위 `손○○`의 추적 검사 소견과 증상을 대장암 재발 및 전이로 의심해 봐야 할 근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들이 대장암 재발을 진단하기 위한 검사를 조기에 실시하지 않아 대장암 재발 진단이 지연된 것으로 보이며, 비록 재발 암의 예후가 불량하다고 하더라도 진단 지연으로 인해 위 `손○○`이 좀 더 빨리 대장암 재발에 대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한 점이 인정되고, 위 `손○○` 사망으로 인해 신청인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신청인은 신청인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상당하다.
(2) 책임 범위
위자료 액수에 대하여는 위 사고의 경위, 진단 및 치료가 지연된 기간, 수술 당시 암 병기, 생명단축 정도 등의 확대 피해를 객관화하기 어렵다는 점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금 5,000,000원으로 산정함이 상당하다.
이상을 종합하면 피신청인은 신청인에게 금 5,000,000원을 지급함이 상당하다.
조정 내용
피신청인은 2011. 4. 18.까지 신청인에게 금 5,000,000원을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