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 없는 자궁 부분 적출술

동의 없는 자궁 부분 적출술에 따른 손해배상 요구

사건 개요

신청인이 2008. 10. 4. 피신청인 병원에서 자궁 근종이라는 진단에 따라 같은 해 10. 21. 복강경으로 근종 제거수술을 받았고 같은 해 11. 14. 진료 시 근종만 제거한 것이 아니고 자궁 부분 적출술을 한 것을 알게 됨.

당사자 주장

신청인 주장

수술 전 담당 의사가 자궁 근종만 제거하는 간단한 수술이라고 설명하였고, 수술 후에도 자궁은 남겼다고 하였으나 2008. 11. 14. 진료 후 자궁이 거의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바, 신청인에게 사전 동의도 받지 않고 자궁을 부분 적출한 것은 피신청인의 과실이므로 이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함.

피신청인 주장

4. 신청인의 초음파 진료 시 다발성 근종을 발견하였고 자궁벽 내 근종 형태를 신청인에게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하였고, 자궁 벽 내에 있는 다발성 근종이므로 자궁 일부를 적출할 수 밖에 없었으며 이 점에 대해 신청인에게 수술 전과 후에 충분히 설명하였고, 현재 자궁의 일부분은 적출되었으나 건강한 부분은 남아있는 상태이며 신청인에 대한 진단, 수술 방법의 결정, 수술 시행, 시행 후 조치 등 일련의 과정에서 잘못된 판단이 없고 충분한 사전 설명이 이루어졌으므로 신청인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주장함.

위원회 판단

진행경과

※ 신청인은 결혼 후 두 명의 아기를 출산하였고, 피곤하고 냉이 심해 피신청인 병원 산부인과를 방문하게 되었다고 진술함.
o 2008. 10. 4.
– 신청인이 피신청인 병원을 방문하여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였고 검사 결과 근층 내 근종이 여러 개 발견되어 복강경으로 부분 자궁 적출술을 하기로 함.
o 2008. 10. 11.
– 신청인이 방문 시 생리 중인 상태로 같은 해 10. 21. 수술을 하기로 함.
※ 신청인이 의사에게 ‘혹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혹시 자궁을 제거할 수 있느냐’고 질문 하자, ‘그건 의사가 결정할 일이며 신청인의 경우 간단해서 혹(근종)만 제거하면 되고 자궁의 혹은 수술 외 다른 방법이 없다’는 의사의 설명을 들었다고 진술함.
※ 피신청인은 신청인의 자궁 근종 형태가 다발성 근층 내 근종이었기 때문에 자궁 일부가 적출될 수 밖에 없었고 그러한 사실에 대해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하였다고 진술하나 수술 동의서상 사실 내용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음.
o 2008. 10. 21.
– 입원 후 복강경으로 자궁 부분 적출술(LSH : Low Supracevical Hysterectomy)을 시행, 제거한 자궁은 조직검사를 위해 병리실로 보냄.
– 수술 동의서에는 수술명으로 LSH로 영어로만 기재되어 있고, 신청인의 남편(ooo)이 서명한 것으로 확인됨.
– 수술 기록지에는 부동 문자로 골반 내 유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의사 경과기록지에는 골반 내 유착이 있었다고 직접 작성한 내용이 확인되고 자궁 근종의 크기는 10cm 혹은 그 이상이라고 기재됨.
※ 신청인은 수술 후 담당 의사가 저녁에 회진을 와서 난소도 살리고 자궁도 살렸다고 설명하여 그때까지 자궁 근종만 제거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진술함.
o 2008. 10. 28.
– 외래를 방문하여 봉합사를 제거함.
※ 병리 조직검사 결과상 절단한 자궁 조직의 전체 무게는 83그람이고, 다발성 종양(근종)이 있으며, 조직검사 결과에 따른 진단은 근층 내 근종(평활 근종 : 平滑 筋腫), 자궁 내막 증식증으로 기재됨.
o 2008. 11. 5.
– 하복부(복부 아래)가 당기는 증상이 있어 피신청인 병원 외래를 방문, 상태를 관찰하기로 함.
o 2008. 11. 14.
– 신청인이 하복부의 통증이 심해지고 출혈량이 많아짐을 호소하며 방문, 진료 후 생리로 인한 출혈로 생각하였고, 질식(자궁으로) 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 정상 소견이어서 상태를 관찰한 후 자궁 부분 절제술 상태임을 설명함.
※ 신청인은 2008. 11. 14. 진료한 의사는 수술한 의사가 아닌 다른 의사였고, 출혈이 생리로 판단된다는 의사의 이야기를 들은 후 수술 전보다 생리 양이 많이 줄었다고 하자 ‘자궁이 거의 다 제거되었기 때문에 생리 양이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을 듣게 되었고, 그때 처음으로 본인의 자궁 일부가 적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진술함.
※ 신청인은 현재 하복부 통증과 당기는 증상 등이 있다고 진술하나 입증 자료는 제출하지 않음.

전문위원 견해

o 자궁 부분 적출술의 적절성
– 자궁 근종 수술은 자궁 근종 절제술과 전 자궁 혹은 부분 자궁 적출술이 있으며 수술 방법의 결정은 환자가 원하는 상황에 따라 담당 집도 의사와 상의하여 결정하지만 자궁 적출술은 아기를 더 이상 원하지 않는 경우 하게 되고 복강경 수술 시 출혈이 많은 경우 자궁 부분 적출술을 시행할 수도 있음.
– 수술의 적응증은 비정상적인 출혈, 골반통, 갑작스러운 크기 증가, 폐경 후 근종 크기의 증가, 뇨관이나 골반의 압통 등이고, 크기에 대해서는 명확히 정해진 수치가 없으나 증상이 없다고 하여도 임신 12주 이상의 자궁 크기(대략 직경 12cm 이상)인 경우에는 수술하기도 함.
– 신청인의 경우 출혈, 갑작스런 근종 크기 증가, 월경 과다 등의 증상이 확인되지 않아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였는지 확인하기 어려우나, 암으로의 전이 가능성이 염려되어 수술을 결정했다면 사전에 충분한 신청인 본인의 동의가 있어야 함.
o 수술 동의서에 기재된 LSH의 수술 적출 범위
– 자궁 경부만 남겨두고 자궁 체부는 제거된 상태로 추정됨.
o 종합 의견
– 부동 문자로 인쇄된 수술기록지에는 골반 내 유착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의사가 자필로 기재한 경과기록지에는 유착이 있다고 다르게 기재되어 있고, 대부분 수술 전에 초음파나 CT 검사 등을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수술 전 검사 자료가 확인 되지 않으며 수술 전 신청인의 상태가 객관화 되지 않아 수술이 반드시 필요했는지 여부 등은 명확하지 않음.

책임 유무

자궁 근종은 자궁에 발생하는 양성 종양(일명 물혹)으로 자궁 근종은 증상이 없는 경우는 6개월 간격으로 관찰하고 자궁 근종 제거술 후에도 30% 정도에서는 자궁 근종이 재발하므로 더 이상 임신을 원하지 않을 때는 자궁 적출술이 가능하다. 신청인의 경우 자궁 부분 적출술 후에 나온 조직검사 결과 자궁에 다발성 근종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신청인이 45세의 기혼녀로 두 명의 자녀가 있어 피신청인 병원 담당의사의 판단에 따라 신청인의 자궁 근종에 대하여 자궁 부분 적출술을 시행한 것을 잘못된 수술로 볼 수는 없으나, 자궁 근종에 대한 수술이 응급을 요하는 수술이 아니며 신청인의 자궁 근종 크기가 갑작스럽게 증가하였거나 혹은 월경 과다 등의 증상이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당시 부분 자궁 적출술이 반드시 필요하였는지 여부가 명확치 아니하고, 비록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이 불가피하게 자궁 부분 적출술을 결정한 경우라도 여성 신체의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이므로 신청인 본인에게 충분한 사전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전문위원 견해, 일반적으로 여성은 자궁을 제거한 후 여성감 상실 등의 심리적 원인으로 우울증이나 전신 쇠약감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수술 전 신청인 본인에게 직접 수술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동의가 요구되나 피신청인 병원 담당 의사는 수술동의서에 자궁 부분 적출술이란 수술명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영어(LSH)로만 기재하였고, 구체적인 수술 내용도 기재되어 있지 않은 부동 문자 지면 하단에 신청인의 남편에게 서명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신청인이 성인으로서 판단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상 수술에 대한 설명과 동의는 본인에게 요구되어야 한다는 법원의 판시(대법원 1997. 7. 22. 선고 96다37862, 대법원 1994. 11. 25. 선고 94다35671 : 원고의 오빠 및 시숙이 수술을 승낙한 것에 대해 허용 불가 판시)를 고려하면 피신청인 병원 담당 의사는 신청인이 본인의 자궁 부분 적출술 결정에 대한 충분한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게 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신청인은 설명의무 소홀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함이 상당하다.

책임 범위

피신청인이 신청인에게 부담하여야 할 손해액은 피신청인 병원 담당의사에게 수술상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는 것으로 한정하되, 위자료 금액은 피신청인의 의무위반 행위의 정도, 신청인의 질병 정도, 나이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2,000,000원으로 산정하는 것이 상당하다.

조정 내용

피신청인은 2009. 9. 21.까지 신청인에게 금 2,000,000원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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