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CT
대장암을 오진하여 사망하였습니다
제 아버지(70대)는 교통사고로 응급의료센터로 이송되어 정밀검사 후 특별한 이상소견은 없다고 하여 퇴원하였습니다.
약 10개월 후, 복부 통증으로 다른 병원에서 복부 CT 검사를 받았고, 결과는 대장암 말기였습니다. 혹시나 하여 교통사고 내원 당시 응급실의 CT 검사기록을 확인해보니 대장암 의심으로 대장내시경검사 권유 소견이 적혀져 있었습니다. 10개월간의 진단지연으로 대장암은 상당히 진행되어 수술도 못하고 사망하셨습니다.
병원의 오진에 대해 이의제기를 한 결과 의료중재원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최초 CT 검사에서 암 의심 소견이 보였다면 진단지연에 따른 배상청구를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장암이란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악성종양을 의미하며,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조기발견 시에는 완치도 가능하지만 복통 또는 체중감소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서 병원에 내원하면 이미 대장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의사는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 반드시 병을 진단하고 완치시켜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사람의 생명, 신체, 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지게 됩니다.
최초 응급실에서 촬영한 CT 검사결과지에 대장암 의증으로 대장내시경 검사 권유 소견이 기록되었다면 진단지연으로 인한 조기 치료기회 상실로 손해가 발생되었을 수 있으나, 진단지연으로 인한 예후의 차이에 따라 책임 여부와 범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관련판례
서울고등법원 1996. 4. 16. 선고 94나27924 판결
임신 중 심한 구토와 체중감소에 입덧으로 진단하여 위암에 대한 진단 지연이 발생한 사안과 관련, 2년이 넘는 기간동안 망인을 25회에 걸쳐 치료해왔고 의사로서 산부인과 이외의 분야에 대해서도 기본 지식을 갖추고 있는 피고에게는 망인의 증상을 막연히 임신에 따른 입덧으로만 취급하지 말고 그 이외에 위암 등 다른 질환의 증상으로 의심하여 위 망인으로 하여금 다른 의사들로부터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소극적인 조치는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다 할 것임에도 이를 게을리한 채 만연히 망인을 진료함에 있어서 망인에게 발생할 위험의 방지를 위하여 요구되는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산부인과적인 치료만 계속하다가 위암과 관련한 적절한 치료를 받아 볼 기회를 상실하게 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