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술 후 출혈 발생에 따른 손해배상 요구
사건 개요
신청인(여, 30대)은 2016. 10. 7. 피신청인 산부인과의원에서 제왕절개술을 통한 분만 후 출혈이 발생하였고, 같은 날 조정 외 A병원으로 전원하여 분만 직후 출혈, 혈복강 등 진단 하에 자궁동맥색전술 및 복강 내 혈종흡인술 등을 받았으나, 급성 신부전증 등 합병증이 발생하여 지속적 신대체요법, 수술부위 변연절제술 등을 포함한 집중치료를 받고 퇴원하였다.
당사자 주장
신청인 주장
피신청인 의원 의료진으로부터 자궁근종이 많아 출혈 위험성이 있으므로 안전하게 제왕절개술로 분만할 것을 권유받아 수술을 받았으나, 수술상 과실로 인하여 심정지가 발생할 정도의 과다출혈이 발생함. 또한 수술 후 위 의료진으로부터 ‘수술 중 출혈이 많아 힘이 들었다.’라는 설명을 들었고, 수술 중 출혈로 인한 합병증 발생 위험성이 높았음에도 위 의료진이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정확히 인계하지 않고 퇴근하여 분만 후 지속적인 복통 등을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나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국 자궁수축제와 강력한 진통제 등의 조치만 받은 상태에서 악화되어 과다출혈에 따른 쇼크가 발생했음. 전원시에도 근거리의 병원이 아닌 원거리의 B병원으로 전원하도록 권유받았고, 이송 역시 지연되어 구급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심정지가 발생하여 A병원으로 급하게 병원을 변경하는 등 상당히 위중한 상태로 악화됐음. 이 같은 위 의료진의 수술 및 경과관찰상 과실로 인해 위 A병원에서 출혈에 대한 수술적 치료, 급성 신부전증에 대한 투석 등을 받았고, 투석관 삽입부위의 동정맥관 누공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여 장기 치료를 받았으며, 분만 후 신생아를 돌보지 못하는 등 상당한 고통을 겪은 바, 이에 상응하는 손해배상을 요구한다.
피신청인 주장
5. 23. 산전 초음파 검사상 다발성 자궁근종이 확인된 상태였고, 태반 주위에 위치한 것으로 보여 출혈, 태반박리 손상, 분만 후 출혈 가능성 등에 대해 설명하고 제왕절개술을 결정했음. 수술 중 통상적인 출혈량은 약 1,000~1,200cc 가량이나, 신청인의 경우 자궁근종이 절개부위 주위에 있어 출혈량이 1,500cc 가량으로 많았고, 전체적인 자궁수축 부전이 있었음. 이에 대해 자궁수축제를 투여하면서 절개부위를 봉합했고, 질강을 통하여 출혈 유무를 확인하고 출혈이 없는 것을 확인했으며, 생체징후, 소변량 등에 이상 소견이 없이 안정되어 병실로 전동하는 등 적절히 조치했음. 퇴근 시에도 산부인과 전문의 2명에게 신청인을 인계했으며, 이후에도 유선으로 신청인의 상태를 확인했고, 16:10경에는 통증 호소에 대해 자궁수축 상태, 생체징후, 질 출혈 여부 등을 확인한 후 이상이 없어 통증 조절을 위해 진통제를 투여한 것이며, 이후 통증이 지속되어 분만실로 전동을 지시하고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여 지연성 자궁출혈, 절개부위 주위 자궁근종 출혈로 인한 복강 내 출혈, 양수색전증 등을 의심하고 즉시 전원을 결정했음. B병원으로 결정한 이유는 신속한 진료가 이루어질 수 있고 다른 병원보다 예후가 좋기 때문이며, 당시 신청인을 수용할 수 있는 상태인 것을 확인하고 결정한 것임. 전원 당시에도 산부인과 의사와 간호사가 동반하였고, 기도확보 및 산소공급, 수액공급 등을 유지한 상태로 전원이 이루어졌음. 제왕절개술 후 출혈은 발생할 수 있는 불가항력적인 합병증이며, 수술 후 4~5시간이 경과한 시점에서 발생한 출혈에 대해 분만을 시행한 의료기관에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한 바, 신청인의 손해배상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
위원회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제왕절개술 술기상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
조정 외 A병원의 진료기록부 및 각 진단서의 각 기재, 복부 CT 검사 영상에 의하면 신청인이 피신청인 의원에서 제왕절개술을 받은 후 과다출혈이 발생하여 위 병원으로 전원하여 대량의 혈복강 및 우측 자궁동맥 활동성 출혈 소견으로 우측 자궁동맥색전술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는 바, 위 인정 사실 및 우리 위원회 전문위원 견해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제왕절개술 후 출혈이 발생한 부위는 자궁 외부로 수술 시 손상받은 동맥분지의 출혈로 보이는 점, ② 혈관조영술상 보인 출혈 부위는 특정 혈관에 국한한 손상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은 점, ③ 자궁근종이 있는 경우 자궁동맥의 위치가 통상적인 위치와 다른 곳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중 자궁동맥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보다 높은 점, ④ 혈관이 미세하게 손상되었다면 손상되었을 당시에는 수축되어 출혈을 인지하지 못하였다가 수술 후 수축이 풀리며 출혈이 생길 수도 있는 점, ⑤ 혈관 손상으로 인해 자궁 외측에서 출혈이 발생하였다면 질 출혈 등 임상 소견은 보이지 않을 수 있는 점, ⑥ 위 병원 이송 후 발견된 응고장애는 다량 출혈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은 점, ⑦ 피신청인 의원 진료기록상에도 수술 후 자궁수축 상태는 양호하다고 기록되어 있고 출혈 양상을 보더라도 이완성 자궁출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수술 후 출혈 발생이 피신청인 의원 의료진의 수술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불가피한 결과라거나 선행 원인 없이 단순히 혈액응고장애로 인해 발생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증명되지 아니하는 한, 신청인에게 발생한 악결과는 위 의료진이 위 수술을 시행함에 있어서 주의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로 인한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 의료진에게는 제왕절개술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혈관 손상 등으로 인한 과다출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다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잘못이 있고, 이로 인하여 신청인에게 급성 신부전증 등 악결과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신청인들은 이로 인하여 신청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설명의무 위반 여부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신청인의 경우 다발성 자궁근종으로 인해 출혈 위험성이 높았고, 분만 후 과다출혈은 사망과 같은 중대한 악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피신청인 의원 의료진은 신청인에게 제왕절개술 전 이에 관하여 가능한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신청인으로 하여금 위험성을 고려하여 상급병원에서 분만을 진행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어야 할 것인데, 2016. 10. 7.자 수술·마취 동의서의 기재만으로는 수술 당시 신청인에게 신청인의 상태, 수술 위험성,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의 가능성 등에 관하여 충분한 설명을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이후 경과관찰 과정에서도 신청인에게 경과나 예후 등에 관하여 제대로 설명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신청인들은 이로 인하여 신청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나, 다만 위와 같은 설명의무 위반이 수술 과정에 있어서의 주의의무 위반과 동일시할 정도의 것은 아니라고 보이므로, 설명의무 위반과 관련하여서는 위자료만을 인정한다.
다) 책임의 제한
다만, 피신청인 의원 의료진의 제왕절개술 수술 계획은 적절하였던 점, 신청인은 다발성 자궁근종으로 인해 수술 시 혈관 손상 가능성이 다른 산모에 비해 높았던 점, 신청인은 경과관찰상 잘못으로 전원이 지연되어 신청인의 상태가 악화되었다고 주장하나 전원을 결정하기 직전까지 활력징후 등 임상 소견이 당장 전원을 결정할 정도로 급박한 상태는 아니어서 조기에 상급병원으로의 전원을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및 산부인과 진료의 특성 등을 고려하면, 비록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의료진의 과실로 신청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발생한 모든 손해를 피신청인들에게만 부담시키는 것은 의료행위의 특성, 위험성의 정도 등에 비추어 형평의 원칙에 어긋나고,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피신청인들이 배상해야 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참작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신청인들이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여 피신청인들의 책임 범위를 5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손해배상의 범위
가) 일실수입
(1)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
(가) 성별 : 여자, 생년월일 : 19○○. ○. ○.생
(나) 입원기간 : 2016. 10. 7. ~ 2016. 11. 18.(43일)
(다) 노동능력상실률 : 100%
(라) 소득 : 도시보통인부의 시중노임단가(2017년 상반기 도시일용노임 102,628원, 조사 일시 기준)에 월 평균 가동일수 22일을 곱한 금액을 기초로 일실수입을 아래와 같이 산정한다.
(2) 계산
(가) 102,628원 × 22일(2016. 10. 7. ~ 2016. 11. 6.) = 2,257,816원
(나) 102,628원 × 22일 × 12일/30일(2016. 11. 7. ~ 2016. 11. 18.) = 903,126원(원 미만 버림)
(다) 합계 : 3,160,942원(2,257,816원 + 903,126원)
나) 기왕 치료비
(1) 피신청인 의원 : 268,800원
(2) A병원 : 26,804,470원
(3) 합계 : 27,073,270원
다) 책임 제한
(1) 책임 비율 : 50%
(2) 계산 : 15,117,106원{30,234,212원(일실수입 3,160,942원 + 기왕 치료비 27,073,270원) × 50%}
라) 위자료
신청인의 나이, 이 사건 진행 경과와 그 결과, 신청인이 겪은 고통 및 현재 상태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위자료는 5,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판단된다.
마) 공제 금액
신청인이 미지급한 피신청인 의원 진료비 : 268,800원
3) 소결론
이상을 종합하면, 피신청인들은 공동하여 신청인에게 19,848,000원(재산상 손해 15,117,106원+위자료 5,000,000원?268,800원 = 19,848,306원, 1,000원 미만 버림)을 지급함이 상당하다.
조정 내용
따라서, 피신청인들은 공동하여 2019. 5. 7.까지 신청인에게 19,848,000원을 지급하고, 만일 피신청인들이 위 지급을 지체하면 미지급한 돈에 대하여 「민법」제379조에 따라 조정 결정일로부터 10주가 경과한 날인 2019. 5. 8.부터 다 갚는 날까지의 기간에 대해 연 5%로 계산된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지급하며, 신청인은 향후 이 사건 분쟁과 관련하여 피신청인들과 피신청인들이 운영하는 의원의 의료진에게 어떠한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