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적인 원인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였거나 그 역할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음식물 흡인에 의한 기도폐색
3년 전부터 요양병원에서 생활한 67세 여자 환자로, 고혈압과 파킨슨병, 초기 치매 증상이 있었다. 혼자서는 걷지 못하여 휠체어를 타고 다녔고, 치아가 없어 음식을 잘 씹지 못하였다. 어느 날 요양보호사가 환자에게 삶은 달걀 한 개를 주었는데, 약 10분 후 입술이 파래진 채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되었다. 기도를 흡인하자 달걀 조각이 나왔다. 심폐소생술을 하였으나 반응하지 않아 사망을 선고하였다.
신경계 또는 소화기계의 일부 질환이나 손상은 병적인 연하곤란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환자들은 음식물을 흡인하기 쉬워 기도폐색이나 흡인성 폐렴을 반복적으로 겪을 수 있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이들 상태와 연하곤란 또는 음식물 흡인의 인과관계가 명확하다면 그 상태를 음식물 흡인의 선행원인으로 기록하여야 한다. 이때 선행원인이 내부적인 질환이라면 사망의 종류는 ‘병사’로 분류하여야 한다.
이 사례에서도 환자는 여러 질환을 갖고 있었지만, 이들 질환이 음식물 흡인을 직접적으로 유발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잘 씹지 못하여 음식물을 흡인하게 되는 일이 일상적인 노화의 범주를 크게 넘는다고 보기도 어렵다. 일상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상황은 사망의 원인으로 보지 않는다. 따라서 사망의 종류를 ‘외인사’로 분류하였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의 사례16-2와 비교하여 보자.